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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높이고 싶다면 이 말은 꼭 기억을"

3 이 기사는 2017-03-25 오전 00:01: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자존감 수업』쓴 윤홍균 원장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고?" 어머니 말에 핵심 담겨

 98번의 추가 인쇄, 27만 부 판매. 정신과 전문의 윤홍균 원장(41)이 쓴 『자존감 수업』 이야기다. 
초판 1000~2000부만 다 팔아도 선방했다는 요즘 국내 출판 시장에서 이런 대성공이 없다. 윤 원장은 ‘어린 시절 무엇을 해도 자신이 없었다’는 말로 책을 풀어 나간다. 정신과 의사로서 자존감 낮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쓴 책이라고 말하는 대신 자신 역시 자존감 낮은 사람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자존감을 바로 세우기 위한 방법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스스로 치열하게 고민했기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으로 다가갈 수 있었다. 글=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첫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책이 인기를 얻은 것도 기쁘지만 어린시절부터 원했던 작가의 꿈을 이뤘다는 것이 더 큰 기쁨이다.”  
 
-의사인데 왜 작가가 되고 싶었나. 
“교사면서 시인이었던 아버지 덕분에 어려서부터 책과 늘 가까이 지냈고, 수많은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레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릴 땐 사실 의사 말고도 셰프·사업가 등 하고 싶은 직업이 많았는데, 그 중 의사와 작가를 가장 원했다. 의사가 먼저 된 이유는 의사가 된 다음에는 작가가 될 수 있어도 작가 다음에 의사가 되긴 힘들 것 같아서였다.”
 
-첫 책의 주제를 자존감으로 잡은 이유는.
“몇 년 전 교통사고가 크게 나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겨우 살아났을 때였다. 내가 지금까지 고생해서 알게 된 정신의학적 지식을 하나도 못 남기고 죽는게 억울하단 생각이 들었다. 내 자식들이 행복하려면 무엇부터 알려줘야할까를 고민하다가 자존감이란 키워드가 떠올랐다. 지금 내가 행복한 이유는 내가 ‘못나고 약한 인간’이라는 생각에서 ‘꽤 괜찮은 사람이고 강한 힘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깨달으면서부터였기 때문이다. 지금 초등학생인 내 아이들이 읽어도 자존감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고 또 어떻게 하면 자존감을 잘 세울 수 있는지를 유언처럼 남기고 싶었다.”
 
-청소년을 위한 책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아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지만 나를 위한 것도 있었다. 지금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고 살면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이 시시때때로 찾아온다. 그럴때마다 꺼내보고 다시 자존감을 다잡는 기회로 만들기 위한 책이니 나를 위한 책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책을 준비하는데 3년 6개월이 걸렸다고 들었다.
“처음엔 3개월이면 될거라고 생각했다. 큰 달력을 방바닥에 펼쳐놓고 목차를 줄줄 적어놓은 후 A4 용지 1장짜리 칼럼 하나를 쓰는데 3일 정도가 걸리니 얼추 계산했을 때 3개월이면 다 쓰겠다 싶었다. 그런데 초벌 원고가 나오는데만 1년 6개월이 걸렸다. 그 뒤엔 계속 원고를 수정, 퇴고하는 과정이 그만금 더 걸려 결국 책이 나오는데 3년 넘게 걸렸다.”
 
-시간만큼 힘든 과정도 많았겠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다. 글을 꽤 잘 쓴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란 생각때문이었다. 초벌원고는 아예 새로 다시 썼다. 성과가 잘 안 나오니 점점 하기 싫어졌고 시간 갈수록 좋은 글도 안 나왔다. 당연히 편집자의 평가도 좋지 않았다. 결국 ‘나는 글 쓰는데 소질이 없는 것 같다, 원래 난 이것밖에 안되는 인간이었나’하는 자책을 하게 되더라.”
 
-떨어진 자존감은 언제 다시 회복됐나.
“책이 출판됐을 때다. 무엇보다 나에게 필요한 책이었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했다. 만족감이 드는 일을 하면 누구든 자존감이 올라간다. 나 역시 그랬는데 책이 인기를 얻으며 떨어졌던 자존감이 다 회복됐다. 남의 시선에서 독립해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인간의 사회성은 무시 못 하는 본능이다.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으니 자연스럽게 자존감이 올라갔다.”
 
-책 전에도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한 칼럼리스트로 유명했는데 1인 출판사(심플라이프)를 택했다. 
“글을 잘 쓰고 싶었던 이유가 컸다. 책을 쓴 이유가 ‘책을 낸 의사’라는 경력이 필요했던 게 아니라 ‘작가’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책을 잘 만들어줄 수 있는 출판사가 선택의 기준이었다. 작은 출판사여서 마케팅이 없다는 게 더 매력적이었다. 순수하게 내 글만으로 어떤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운좋게 좋은 편집자를 만나 덕분에 작가로서 강한 트레이닝도 받았다. 하하”
 
-자존감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뭐가 달라지나.
“세상살이가 참 편해진다. 어차피 나쁜 일은 계속 겪는다. 어이없는 경우에 욕을 먹기도 하고 화가 치밀어오르는 순간도 있지만 그게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된다. 어린 시절 밖에서 있었던 일로 집에 와 화를 내면 어머니가 늘 하셨던 말씀이 있었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고.’ 자존감을 높이는 핵심이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 있건 ‘나는 괜찮은 사람’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의 차이는 뭔가.
“만약 내가 인터뷰 도중에 물을 쏟았다고 가정해보자. 요즘의 나는 바로 사과하고 그에 대한 보상방법을 생각하고 앞으로 물을 쏟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렇게 사건은 끝난다. 하지만 자존감이 낮았던 과거의 나였다면 ‘난 왜이렇게 칠칠치 못할까’ ‘내 성격은 왜 이럴까’ 라고 자책하고 밤새도록 괴로워했을거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지금 일어난 그 문제에만 집중한다. 그 문제로 나를 공격하지 않는다.”
 
-내 자존감이 낮은지 높은지를 어떻게 알 수 있나.
“자기 자신에게 몇 점을 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면 된다. 자신의 가치 혹은 자신의 인생에 대한 만족도 등을 전반적으로 생각했을 때 100점 만점에 몇 점을 주는지를 생각해보면, 그것이 곧 자신의 자존감 점수라고 할 수 있다. 보통 80점 이상이면 높은 편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0점 혹은 마이너스 점수를 주기도 한다.”
 
-낮아진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은.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거다. 문제는 방법이다. 우리가 사랑에 빠지면 그 대상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 해주려고 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해주는 거다. 필요한 건 뭐고 부족한 건 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려고 쓴 방법이 있나.
”최근엔 책을 집필하는 동안이 가장 자존감이 낮아진 순간이었는데 장소를 바꾸는 방법을 썼다. 병원과 집에서 근처의 분위기 좋은 카페로. 진료가 끝나면 그날 제일 먹고 싶은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음악이 좋은 카페에 가서 글을 썼다. 병원에서 글을 쓸 때는 다음날 진료 걱정, 집에서 글을 쓸 땐 아이들과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 역할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거기서 벗어나 분위기 전환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자존감이 올라갔다. 꽤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윤경희 기자annie@joongang.co.kr
강남통신·열려라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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