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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클릭] 아버지 연봉이 억대라도 미국 대학 장학금 받을 수 있다

1 이 기사는 2016-11-30 오전 00:01: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 유학생들의 장학금 틈새 공략법


재정상황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신청하면
재정보조 장학금 받을 수 있는 확률 높아
장학금 신청 도와주는 전문업체도 생겨


대다수 한국 유학생들에게 미국 대학 장학금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 대학이 지급한 장학금 액수는 무려 48조원. 하지만 이 혜택을 받은 학부 유학생은 많지 않았다. 지레 ‘미국인만을 위한 것’이라거나 ‘장학금을 신청하면 입학 심사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여겨 장학금을 신청조차 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미국대학 장학금 관련 컨설팅업체들은 “틈새만 잘 공략하면 유학생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정말 그럴까. 미국 대학 장학금과 관련한 궁금증을 살펴봤다.
 


7300만원. 미국 학부 유학생이 1년간 부담하는 평균 학비다. 미국 대학 입시정보사이트인 컬리지보드(college board)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주립대의 학비(COA·cost of attendance:등록금, 숙식비, 교재비, 용돈 등을 포함한 비용)는 5900만~7600만원, 사립대는 7600만~8800만원 수준이었다. 웬만큼 경제력이 좋은 부모를 두지 않았다면 부담스런 액수다. 그런데도 대다수 유학 준비생들은 장학금을 학비 조달 수단으로 아예 고려하지도 않는다. 어차피 받지 못할 텐데 혹시라도 입학 허가에 불이익을 받을까 몸을 사리는 것이다.

가령 ‘장학금을 신청하면 생계 곤란 가정으로 분류돼 입학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확실한 소문을 대부분 사실로 믿는다는 얘기다. 여기에다 ‘미국 대학은 어차피 자국 학생에게만 장학금 혜택을 준다’거나 ‘특히 아시아인이라면 성적우수 장학금 외에는 장학금을 받을 길이 없다’는 주변의 얘기도 장학금 신청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런데 최근 이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장학금 수령에 성공한 유학생 사연이 알려지면서 장학금을 바라보는 유학 준비생들의 접근법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중학생 때부터 미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유학을 준비하던 이모(20)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대기업 임원이던 아버지가 갑작스레 퇴직을 하며 ‘돈 문제’에 부딪혔다. 고정적인 부모 수입이 끊긴 상태에서 무작정 매년 수천만원이 드는 미국 유학을 보내달라고 할 순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까지 준비해온 미국 대학 입시를 포기하긴 아까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장학금을 신청했다. 장학금을 신청하면 입학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수차례 들었지만 장학금이 아니면 어차피 유학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 무모한 모험을 한 것이다. 별 기대없이 지원서를 냈는데 이게 웬걸. 연 3만 7000달러의 장학금과 함께 아이오와주 그린넬에 있는 정원 1600명의 작은 학부중심대학인 그린넬 컬리지(Grinnel College)의 합격 통지서를 받을 수 있었다. 이 학교의 COA는 6만 달러(학비만은 4만 8000달러)로, 들어가는 비용의 절반 넘는 돈을 장학금으로 받은 셈이다.

이씨가 받은 장학금의 명칭은 재정보조(Need-based) 장학금이다. 미국 장학금은 크게 성적우수(Merit-based)와 재정보조 둘로 나뉘는데 전체 장학금 예산의 92%가 이 재정보조 장학금이다. 장학금 수혜범위도 비교적 넓다. 컬리지보드에 따르면 미국 학부생 60~70%가 이 재정보조 장학금의 혜택을 받으며 대학을 다닌다.

미국 대학 장학금 컨설팅업체인 유니그랜트 정연미 대표는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재정보조 장학금의 수혜범위가 훨씬 넓다”며 “설사 부모가 한국에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더라도 재정적 필요성만 논리적으로 설득한다면 얼마든지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교수같은 고액 연봉의 전문직 부모를 둔 학생이 장학금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인디애나주 노터데임의 노터데임 대학교(University of Notre Dame)에 입학한 홍모(20)씨가 딱 그렇다. 대학교수인 홍씨 아버지는 1억원이 넘는 고액 연봉자다. 하지만 이 연봉만으로 딸의 미국 유학 학비를 충당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부부의 생활비에다 예고 입학을 준비하던 홍씨 동생에게 들어가야 할 교육비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홍씨는 입학에 필요한 SAT점수 등 기본 스펙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돈 문제로 유학 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이런 부모의 재정상황을 충분히 어필했고, 결국 연 4만 3000달러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면 ‘장학금을 신청하면 입학에 불이익을 받는다’는 얘기는 그저 사실과 다른 소문에 불과한 것일까. 전문가들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고 말한다. 미국의 장학심사제도는 크게 니드 어웨어(Need-aware)와 니드 블라인드(Need-blind) 둘로 나뉜다. 전자를 채택한 대학은 입학사정관이 입학지원서를 심사할 때 학생의 재정보조 장학금 신청여부를 확인한다. 반면 후자를 채택한 대학은 장학금 신청 여부를 알 수 없다. 물론 모든 대학이 니드 블라인드 제도를 채택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하버드·프린스턴·예일·MIT·조지타운 등 동부의 주요 명문대도 자국 학생은 물론 유학생들에게도 똑같이 니드 블라인드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유학생이라고 장학금을 못받는 건 아니지만 만일 영주권을 지니고 있다면 좀더 유리한 게 사실이다. 적지 않은 학교가 유학생에겐 니드 어웨어, 자국 학생에게만 니드 블라인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US 뉴스 & 월드 리포트 기준 종합대학 50위권 내 40개 대학이 자국 학생에게만 니드 블라인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런 제도를 알고 장학금 수령을 위해 영주권을 취득하는 사람도 있다. 미국취업 및 유학생 관리 업체 캐플린의 박연준 팀장은 “부모가 미국 취업 영주권을 신청하면 접수부터 취득까지 약 2년 반 정도 걸린다”며 “자녀가 고등학교 1학년 때 영주권 취득 준비를 시작하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장학금 혜택이 알려지고 혜택을 원하는 유학 준비생이 늘면서 서울 대치동과 삼성동을 중심으로 아예 미국 대학 장학금 신청을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업체까지 생겨나고 있다. 유니그랜트처럼 미국 장학금만 전문적으로 컨설팅하는 곳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유학원을 겸한다.


 
스마트하게 미국 대학 장학금 챙기는 법
① 수입·자산·지출 비율을 합리적으로 작성 : 단순히 수입은 적고 지출이 많게 작성하 는 건 금물. 부양가족수, 의료비 지출내역 등 학비 보조의 필요성을 설득력있게 제시하 는 게 중요하다.

② 가정부담금’ 항목 작성에 주의 : ‘부담하고 싶은 금액’이 아닌 ‘부담할 수 있는 금액 ’이므로 너무 적게 기 재하면 설득력을 잃는다 . 특히 지원하는 대학이 니드 어웨어(Need-aware) 적용 학교라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③ 최대한 빨리 작성 : 각 대학의 장학금 예산이 제한되어 있다. 장학금은 신청 순서대 로 심사하므로 최대한 빨리 신청하 는 게 유리하다.

④ 증액 신청서(A ppeal letter) 항목을 효율적으로 활용 : 증액신청서는 장학금 액수가 실제 필요한 액수보다 부족한 경우 학교측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심사관이 가정의 지불 능력을 잘못 계산했다는 근거가 있으면 꼭 신청한다.

⑤ 입학연도에 최대한 많은 장학금 확보 : 일반적으로 재정보조 장학금은 연단위로 매년 갱신한다. 부모의 사망·실직 등 특수 사정이 없다면 첫 학년에 받은 액수와 동일한 장학금이 지급되므로 첫해에 많이 받는 게 유리.

도움말=유니그랜트


김민관 기자·오준엽 인턴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김민관 기자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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