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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고전부터 현대까지, 정통 유러피언 사운드를 만난다

1 이 기사는 2016-08-31 오전 00:01: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 내한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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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스위스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를 찾아 정통 독일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 고전과 낭만주의 음악 뿐만 아니라 20세기부터 동시대 음악까지 레퍼토리 폭이 상당히 넓다. [사진 마스트미디어]

정명훈도 상임지휘자로 활약, 연 80회 이상 공연
성악가들과 활발한 협연 … 레퍼토리 폭 넓어
경기필 성시연 지휘봉 환상의 하모니 기대


“1984년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를 맡았다. 지휘자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험을 쌓았던 시절이다. 나는 독일에서 지휘자 생활을 시작하길 원했다. 처음엔 라디오 방송 녹음을 위해 그곳에 갔었다. 여러 번 연주하다 보니 상임지휘자가 됐다. 그때 난 젊었다. 공부를 많이 했고 실수도 참 많았다. 그럼에도 단원들이 참 잘 대해줬다. 지금도 고맙게 생각한다. 떠난 뒤에도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 출신 단원들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었다.”

지휘자 정명훈의 말이다. 자르브뤼켄 시절 그의 활약은 눈부셨다. 나중에 파리 바스티유 오페라 음악감독으로 발탁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Deutsche Radio Philharmonie)는 이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의 후신이다. 지난 2007년 자르브뤼켄 방송교향악단(자를란트 방송국 관할)과 카이저슬라우테른 방송교향악단(남서독일방송국 관할)이 합병해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가 탄생했다. 이후 뮌헨 국립음대 교수인 크리스토프 포펜이 수석지휘자로 활약했다. 2011/2012 시즌부터 카렐 마크 시숑이 수석지휘자를 맡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브루크너 교향곡 해석의 거장 스타니슬라프 스크로바체프스키는 오랜 기간 동안 수석 객원지휘자로 지휘하며 악단과의 파트너십을 유지했다.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는 자르브뤼켄과 카이저슬라우테른 지역에서 연 80회 이상의 공연을 갖는다. 레퍼토리의 폭이 대단히 넓다. 성악가들과 협연을 많이 하는 한편, 고전과 낭만주의 음악 뿐만 아니라 20세기 음악과 동시대 음악을 활발히 다룬다. ‘자르브뤼켄 작곡가 워크숍’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위촉하면서 동시대 작품들 연주 횟수를 늘리고 있다.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는 카를스루에·마인츠·메스·프랑크푸르트 오페라에서 공연하고 있다. 2008년 스위스를 비롯한 여러 나라를 연주여행하며 정통 독일 사운드를 선보였다. 2009년부터는 아시아로 진로를 돌려 중국 투어를 가졌고, 2012년과 2014년 카렐 마크 시숑이 지휘봉을 잡고 내한해 두 번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는 음반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스크로바체프스키가 지휘한 슈만 교향곡 전집과 브람스 교향곡 1·2·3번(욈스)에서는 노 거장의 모방할 수 없는 내공이 묻어난다. 크리스토프 포펜이 지휘한 멘델스존 교향곡(욈스)과 차이콥스키 교향곡 전곡(욈스), 포펜 지휘에 요하네스 모저가 협연한 힌데미트·오네게르·마르티누 첼로 협주곡(핸슬러) 음반은 독일 음반비평가상을 수상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레나 노이다우어와 함께한 슈만 협주곡집(핸슬러) 등 내실 있는 녹음들이 도이치방송교향악단의 음반 목록을 수놓았다. 교육 프로그램인 ‘클래식 음악, 학교에 가다’를 통해 어린이 음악회와 가족 음악회 등을 열어 차세대 클래식 음악 청중을 키우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단장 겸 예술감독인 성시연이 지휘봉을 잡는다. 2006년 게오르그 숄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성시연은 2007년 보스턴 심포니 137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부지휘자에 위촉돼 2010년까지 활동했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지냈고, 2014년 국·공립 오케스트라 사상 첫 여성단장 겸 상임지휘자로 기록되며 경기필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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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성시연(왼쪽)과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

작년 경기필은 독일 자를란트 국제 뮤직 페스티벌에 초청됐다. 성시연이 지휘한 당시 연주는 현지 언론으로부터 호평 받았다.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 관계자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결국 오케스트라 측은 성시연에게 이번 한국 투어의 지휘를 맡겼다. 다음 시즌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카렐 마크 시숑의 임기가 만료된다. 성 단장 역시 이곳의 음악감독 후보 중 하나로 올라 있다. 이번 공연은 지휘자와 악단의 궁합을 확인할 기회이기도 하다. 성시연의 섬세하고 과감한 해석과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의 풍부한 유러피언 사운드가 어떻게 어우러질지 기대된다.

성시연과 도이치 방송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 Op.43으로 시작된다. 이어 바이올리니스트 에스더 유(22, 한국명 유지연)가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협연한다. 16세 때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한 에스더 유는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음반을 발매하고 있다. 메인 프로그램은 브람스의 역작인 교향곡 1번이다. 공연은 9월 21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 2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4일 예술의전당, 25일 통영국제음악당, 26일 구미문화예술회관으로 이어진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