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선택
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글자크기 글자 크게글자 작게 프린트

[이슈 클릭] 탁심 광장의 케밥 파는 청년, 그 친절한 미소는 여전하겠지…

1 이 기사는 2016-08-31 오전 00:01: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 테러에 떠는 유럽…달라진 그때 그 사진 속 풍경들

 
기사 이미지

지난 22일 터키의 한 결혼식장에서 자폭테러가 발생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랑과 축복이 가득했던 공간이 순식간에 끔찍한 죽음의 현장으로 뒤바뀌었다. 작년 11월 파리를 시작으로 브뤼셀·니스·뮌헨·런던 등지에서 연쇄적으로 테러가 발생하고 있다. 일반 시민과 관광객들을 노린 ‘소프트 타깃’ 테러다. 터키 이스탄불에서는 군부 쿠데타까지 발생했다. 수많은 여행객들에게 유럽은 낭만의 땅이었다. 젊은 혈기로 배낭여행을 떠났던 20대, 달콤한 허니문을 다녀온 신혼부부에게 유럽은 ‘평생 안 가 볼 수는 있어도 한 번만 가 볼 수는 없는’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연쇄 테러 사건으로 ‘불안한’ 장소가 됐다. 그 때 그 사진 속 평화로웠던 유럽의 모습을 우리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배낭여행 또는 연수·인턴십을 통해 유럽의 낭만을 즐겼던 12명의 추억 속 사진과 경계태세로 긴장감이 도는 현재의 모습을 비교해봤다.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 2009년 2월~2011년 11월 프랑스 인턴십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샹송을 들으며 와인을 마실 때면 파리는 낭만 그 자체다. 그런데 프랑스에서 두 번의 테러가 발생했다. 이제 트로카데로 광장에는 총을 든 군인이 서 있다. 하루빨리 파리가 잃어버린 낭만을 되찾기를 기도한다.” -주올림(28·회사원)

● 2012년 1~8월 프랑스 교환학생
“파리에서 난 이방인이 아니었다. 다른 색깔 눈동자와 머리칼을 가졌지만 파리지앵들은 나와 추억과 낭만을 공유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하지만 테러가 발생한 후, 낯선 이들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의 눈초리가 많아졌다고 들었다. 안타깝다.” -신동석(26·회사원)

● 2011년 7월 유럽 여행
“파리의 오래된 카페·레스토랑·극장들은 낡았다기보다 거리와 함께 잘 숙성된 느낌이었다. 어느 곳을 가도 그곳만의 독특한 향기에 취할 수 있었는데, 연쇄테러 뉴스를 접한 후 파리의 그 기분 좋던 향기가 화약 냄새에 묻힌 느낌이다. 내 머릿속 추억도 사라진 것 같다.”
-백민철(31·건축가)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 1989년 7월~1991년 7월 벨기에 거주
“사진 속 장소는 브뤼셀의 그랑 팰리스 광장이다. 25년 전 내 기억 속 그곳은 ‘꽃밭’이었다. 8월이면 광장에는 알록달록한 ‘플라워 카펫’이 깔린다. 보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핀다. 지금 그 광장에 꽃이 아닌 총을 든 군인들이 다닌다니 마음이 너무 씁쓸하다.”
-이환희(54·주부)

● 2006년 8월 유럽 여행
“대학교 때 동기들과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을 때 우리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소매치기였다. 10년 전 추억을 떠올리며 다시 유럽을 갈 계획인데 이젠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 스페인 ‘FC-바르셀로나의 캄프 누’를 방문했을 때 혹시나 테러리스트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두렵다.”
-김민석(31·회사원)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 2015년 7월 터키 여행
“술탄 아흐메트 광장에서 ‘ASK ME’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통역 자원봉사를 하는 아이들이 귀여운 웃음이 떠오른다. 이스탄불은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손님들을 친절하게 맞아주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문화와 문명이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다. ‘무엇이든 물어보라’며 맑은 눈을 깜빡이던 이스탄불 아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김기림(31·회사원)


● 2012년 7월 유럽 여행
“탁심 광장에서 모든 게 신기하고 놀라워 눈을 두리번거리던 내게 케밥을 팔던 청년은 터키 이스탄불의 문화와 역사를 30분 넘게 설명해줬다. 그때 한입 베어 물었던 케밥 맛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최근 테러가 발생하고 쿠데타가 일어났다. 나의 친구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케밥을 팔고 있을까.” -조문희(27·휴직)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 2012년 8~12월 프랑스 교환학생
“사랑하는 사람과 꼭 한 번 다시 오고 싶은 곳, 내게 니스는 그렇게 행복과 설렘이 가득한 곳이었다. 지난 7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수많은 사람들이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다. 내 기억 속 ‘사랑의 도시’가 순식간에 두려움의 공간으로 바뀌어버렸다.”
-이창재(28·직장인)


● 2013년 12월 유럽 여행
“12월 니스는 ‘한 겨울밤의 꿈’같았다. 파란 지중해는 화려한 조명으로 물들고 크리스마스 마켓에는 여유와 낭만이 넘쳤다. 여름밤의 축제가 한창이던 지난 7월, 동화 속 도시가 테러로 순식간에 악몽으로 뒤바뀌었다. 그들은 왜 사람들의 소중한 꿈과 추억을 짓밟은 걸까.”
-이웅진(27·직장인)


● 2012년 7월 유럽 여행
“니스 테러는 단순히 프랑스를 겨냥한 게 아니다. 국적·문화·종교가 다른 전 세계 사람들이 인생의 행복한 순간을 즐기기 위해 찾는 곳이 바로 니스다. 테러범들은 이들의 행복을 파괴했다. 니스의 해변에선 더 이상 과거의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김철우(28·학생)

 
기사 이미지
기사 이미지

● 2010년 7월 독일 여행
“마리엔 광장과 뮌헨의 신 시청사 주변의 뾰족뾰족한 고딕 스타일 건물 앞에는 재즈 버스킹이 넘실거렸다. 취미에도 없던 맥주 캔을 손에 들고 늦은 밤까지 거리를 걸을 만큼 대학 새내기의 가슴에 낭만과 설렘을 선물했다. 그 풍경 속을 다시 편안히 걸을 수 있을까.”
-임지수(27·회사원)

 ● 2015년 1~7월까지 독일 교환학생

“뮌헨은 어디서나 맥주와 축구를 즐기는 유쾌한 도시였다. 유럽에서 가장 치안이 좋은 나라라고 생각했던 뮌헨에서 발생한 테러로 유럽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즐거웠던 기억만큼 가슴이 아프다. 다시 그 여유로움과 유쾌함을 되찾길 바란다.” -고원준(27·회사원)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김민관 기자kim.minkwan@joongang.co.kr
강남통신·열려라공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