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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20세기 미술사의 거인들을 마주 본다

1 이 기사는 2016-07-13 오전 00:01: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리뷰-‘호안 미로 특별전’ ‘샤갈·달리·뷔페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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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 미로의 ‘황금 깃털을 가진 도마뱀’(1971).[사진 세종문화회관]

스페인의 정열이 느껴지는 호안 미로 특별전
작품 세계 아우르는 264점 회화, 작업실 재현
샤갈·달리·뷔페 특별전, 3인3색 비교하는 재미


서양 명화를 보러 굳이 외국 나들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시절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고해상도 이미지는 훌륭하고, 국제 교류전도 잦아졌다. 원작이 지닌 매력은 역시 원화를 봐야 제격. 여름 방학을 앞두고 해외 유명 미술관 소장품이 서울로 날아와 우리 눈앞에서 원화의 매력을 뽐낸다. 20세기 미술사에 큰 발자국을 남긴 주요 화가들 작품이 대거 한국에 왔다.

‘꿈을 그린 화가-호안 미로 특별전’(9월 2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02-332-8011)은 한마디로 ‘스페인의 정열을 그대 가슴에’라 할 만하다. 스페인 출신 화가 호안 미로(1893~1983)의 강렬하게 불타오르는 회화 264점이 한 공간에 펼쳐졌다. 1981년 출범한 ‘호안 미로 마요르카 재단’의 필라르 바오스 전시감독이 직접 조직한 5개 섹션이 눈이 질리도록 호안 미로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생전에 화가가 머물던 작업실도 재현돼 흥미를 더한다.

미로는 자연을 바탕으로 시와 기호, 리듬과 절제의 시각적 상상력을 화면에 구현한 화가였다. 화려한 오방색이 화폭 전면을 장악하던 초기를 지나 점차 단순화된 색채와 선묘로 나아가다 말기에 이르면 서예를 연상시키는 원시적인 단출한 도형에 검은 평면으로 침잠한다. 검정이 얼마나 뜨거운 색인가를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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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의 ‘신랑신부’(1979). [사진 예술의전당]

이번 전시를 위해 내한한 미로의 손자 호안 푸넷 미로는 말년의 할아버지를 이웃에게 너그럽고 친절한 분으로 추억했다. 이웃이었던 한국 출신 작곡가 안익태와 친분을 나눈 이야기도 들려줬다. 부엌 구석에서 열심히 그림 그리는 할아버지에게 왜 그렇게 매일 그리시느냐 여쭸더니 “복싱 선수가 연습하듯 내 안의 에너지를 방출하고 손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라고 답했다 한다.

‘거장 vs 거장: 샤갈, 달리, 뷔페 특별전’(9월 2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544-7686)은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베르나르 뷔페의 작품 128점을 한자리에 모은 희귀한 전시다. 작품 세계는 몹시 다르지만 제각기 추구했던 개성 강한 예술 혼으로 빛나는 이름이다. 3인3색을 비교하며 즐길 수 있다.

마르크 샤갈(1887~1985)은 문학적인 스토리텔링의 화면 구성으로 사랑받는 화가다. 러시아의 민속 주제와 유대인의 전통에 뿌리를 둔 꿈과 사랑의 이야기를 화사한 색채로 펼쳐놓는다. 살바도르 달리(1904~89)는 기괴하고 편집광적인 상상력으로 인간의 무의식, 초현실의 세계를 탐험한 기인이었다. 인기 스타 못지않은 기행과 기벽으로 매스컴을 자주 타 현대 예술가 스타일의 선구자가 됐다. 베르나르 뷔페(1928~99)는 날카롭고 강인한 검정색 붓 터치로 신경만 살아있는 것처럼 곤두선 화면으로 현대 도시와 도시인의 고독을 표현했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에 영향받고 전쟁의 체험 등을 거치며 독자적인 화풍을 일궜으나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johan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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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숙 기자johanal@joongang.co.kr
논설위원 겸 문화전문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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