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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글로벌 화장품 CEO, 빨간 소방관 옷 입은 까닭은

1 이 기사는 2016-06-01 오전 00:01: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양재천에서 만난 ‘닥터 브로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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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는 江南通新 로고를 새긴 예쁜 빨 간 색 에 코 백을 드립니다. 지면에 등장하고 싶은 독자는 gangnam@joongang.co.kr로 연락주십시오.

지난 23일 서울 양재천에 빨간 소방관 복장을 한 키 190cm 미국인이 나타났다.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모두 뒤돌아볼 정도로 눈에 띄었다. 지나가던 한 할머니는 “대체 누구냐. 코미디언이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한국에 처음 방문한 미국 천연 화장품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의 데이비드 브로너 최고경영자(CEO)다.

닥터 브로너스는 창립 158년이 된 화장품 브랜드이며 데이비드 브로너는 창업자의 5대손이다. 그런 그가 어쩌면 우스꽝스러워 보이기까지 한 소방관 복장을 한 이유가 있었다.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서”다. 그의 아버지 짐 브로너는 닥터 브로너스를 경영하면서 따로 화재 진압에 쓰이는 비누 거품을 만드는 사업을 병행했다. 소방차 호스로 뿌리는 비누 거품인데 영화 세트에도 사용됐다.

데이비드 브로너 CEO는 1997년 조부 에마뉘엘 브로너가 작고하고 다음 해 아버지까지 연이어 사망하자 두 사람을 기리기 위한 일을 계획했다. 그것이 바로 소방차에 비누 거품을 싣고 전국의 아이들에게 거품을 뿌리며 놀게 해주는 작은 축제를 열어주는 일이었다.

2011년 처음 시작한 이 행사의 이름은 ‘매직 폼 익스피어런스’. 해변과 축제를 찾아다니며 눈꽃처럼 하얗고 고운 거품을 뿌린다. 이 행사는 지금까지 매주 3~4회씩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걸쳐 열린다. 이때 입는 의상이 바로 데이비드 브로너가 이날 입은 소방관 옷이다. “우리가 만드는 유기농 비누로 거품을 만들어 아이들의 피부에도 안전하다. 그 비누 거품으로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보면 행복하다.” 이 행사는 올해 한국에서도 열릴 계획이다.

데이비드는 동생 마이크 브로너와 함께 회사를 운영한다. 마이크는 마케팅과 유통을, 데이비드는 제품 개발·생산을 맡고 있다. 닥터 브로너스는 현재 미국 내 유기농 바디케어 화장품 시장점유율 1위로 꼽힌다. 이번 방문은 대만계 미국인 아내 크리스의 할머니 90세 생일잔치를 맞아 대만에 가는 길에 한국 시장을 둘러보러 온 것이었다.

이 회사의 제품은 모든 성분이 자연에서 100% 분해되고 어떤 화학 성분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는 “현대인이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 천식, 자폐 등의 질환은 옛날엔 없었던 질병으로 우리가 먹고 바르는 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몸이 유해 성분에 노출되는 걸 최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달걀·생선·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아예 먹지 않는 가장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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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유기농 화장품에 사용하는 성분을 모두 유기농 방식으로 재배한다”며 “이것이 사람에게 유익할 뿐 아니라 지구를 재생시키는데도 일조하기 때문에 어렵지만 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기농 방식 재배란 사실 별 게 아니다. 옛날 방식대로 식물을 재배하는 것이다. 현대 농법에 사용하는 다양한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제철에 맞는 식물을 기르고 흙을 쉬게 해주는 방식이다.

그는 한국에 도착한 날 명동에 가봤다고 했다. 그는 “한국화장품 매장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 걸 보고 화장품 시장의 경쟁이 정말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그 와중에 우리 제품이 인기를 얻는 게 놀랍고 고맙다”고 말했다.

만난 사람=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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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희 기자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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