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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수공예품 팔아 거리의 아이들 학교 보내줘요

1 이 기사는 2016-05-04 오전 02:30: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남미 빈곤가정 지원 ‘크래프트 링크’ 고귀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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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는 江南通新 로고를 새긴 예쁜 빨간색 에코백을 드립니다. 지면에 등장하고 싶은 독자는 gangnam@joongang.co.kr로 연락주십시오.


고귀현(29) 대표는 남미의 수공예 소품과 액세서리를 파는 소셜 벤처 회사 ‘크래프트 링크’를 운영한다. 크래프트 링크는 남미의 빈곤층 가족이 만든 수공예품을 독자에게 정기 구독 형태로 서비스하는 회사다.

서울 회기동 카이스트 건물 내 위치한 사회적기업가센터 사무실에서 고 대표를 만났다. 그는 “대학생 때 우연히 떠난 석 달간의 남미 여행이 인생을 바꿨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풍경과 맛있는 음식에 흠뻑 취해 한국에 돌아온 고 대표는 여행 사진을 정리하다가 충격을 받았다. “여행 중엔 구걸하고, 기념품 파는 아이들이 거리에 있었다는 걸 몰랐어요. 그게 특이하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일상적인 풍경이었던 거죠.”

고 대표는 그 사진을 보면서 한창 공부해야 할 아이들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2012년 그는 지인들과 팀을 꾸렸다. 사법고시가 끝나면 시험장 앞에 수천 개, 수만 개의 펜과 공책이 버려진다는 걸 알고, 그걸 모아서 남미의 아이들에게 선물을 보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생산적이고 장기적인 사업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가 만난 남미 여성들은 꼬고 매듭짓는 손재주가 좋았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물건은 악덕 유통업체를 통해 헐값이 거래되고 있었다. 아이들은 학교 대신 거리로 나가 관광객에게 엄마가 만든 물건을 팔아야 했다.

고 대표는 “이런 악순환을 해결하려면 정직한 중간 상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크래프트 링크는 남미 빈곤층 중에 제품 만드는 실력이 뛰어난 이를 선별해 멤버십을 준다. 멤버십을 받은 회원이 만든 팔찌나 인형, 소품은 한국에서 판매한다. 물건이 하나 팔릴 때마다 수익금은 남미의 빈곤층 회원에게 전달된다.

멤버십을 유지하는 조건은 하나다. 수익금으로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이다. 아이를 학교에 더 자주 보낼수록 만들 수 있는 수공예품 할당량도 늘어난다. 크래프트 링크가 수익금으로 아이들이 갖고 싶어하는 공이나 인형 같은 놀이 도구를 보내주기도 한다.

이 제품을 사려면 정기 구독 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2개월에 한 번 전통 디자인의 토속 수공예품을 보내주는 탐험가 구독, 4개월에 한 번 프리미엄 공정 무역 브랜드 ‘와카이’의 액세서리를 보내주는 전문가 구독으로 나뉜다. 벨기에 디자이너와 남미 기술자가 합작한 인형을 보내주는 연인 구독 서비스도 있다. 최근에는 체 게바라, 밥 말리, 프리다 칼로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로부터 영감을 얻은 자체 제작 브랜드 팔찌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디자인이 예뻐서 반응이 좋다.

고 대표는 “좋은 일 하니까 도와달라는 마인드로는 장기적으로 그들을 도울 수 없다”며 “좋은 물건을 만든 사람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도록 돕는 게 우리의 일이고 그건 착한 일이 아니라 멋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만난 사람=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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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기자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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