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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스푼 5] 돼지갈비 1위는 한약재 양념에 사과·배즙으로 단맛 낸 집

1 이 기사는 2015-11-04 오전 00:10: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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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단맛이 나는 감초와 과일 양념을 두 번 끓여서 숙성하는 봉피양의 돼지갈비. 갈빗살과 목살을 섞어 쫄깃하게 씹는 맛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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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칼집을 낸 봉피양 돼지갈비.


江南通新이 ‘레드스푼 5’를 선정합니다. 레드스푼은 江南通新이 뽑은 맛집을 뜻하는 새 이름입니다. 전문가 추천을 받아 해당 품목의 맛집 10곳을 선정한 후 독자 투표와 전문가 투표 점수를 합산해 1~5위를 매겼습니다. 이번 회는 돼지갈비입니다.

한국전쟁 직후 돼지갈비는 쇠고기 먹을 돈이 없던 서민들이 찾는 술안주였습니다. 갈비 한 대와 술 한 잔 값이 비슷했을 만큼 저렴했지만 요즘은 돼지갈비 자체의 맛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과거처럼 연탄불에 굽는 방식을 고수하는 집이 있는가 하면, 고기에 다이아몬드 칼집을 넣고 한약재 양념을 쓰는 고급스러운 집도 있습니다. 고소한 육질과 달짝지근한 양념 맛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은 돼지갈비 맛집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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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피양] 고급 쇠갈비처럼 다이아몬드 칼집 넣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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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계속 뒤집어줘서 고기가 부드럽고 촉촉하다.“(독자 홍을미)

 갈빗집으로 유명한 ‘벽제갈비’에서 운영하는 돼지갈비 전문점이다. 1995년 방이동에 본점을 낸 뒤 지금 전국에 8개의 매장이 있다. 돼지갈비는 1950년대 이후 마포에서 대중화되기 시작했지만 소갈비에 비해 저렴한 데다 갈비에 다른 부위를 붙여 파는 서민 음식 이미지가 강했다. 봉피양은 쇠갈비 못지않게 맛있는 돼지갈비를 선보이겠다는 콘셉트로 당시 돼지갈빗집에서 하지 않던 여러 가지 방식을 시도했다. 첫 번째가 재료다. 냉동하지 않고 유통되는 국산 돼지의 고기만 고집하고 생후 1년이 넘지 않은 100kg 이하 돼지만 쓴다. 재료 손질도 섬세하다. 고기 단면에는 각기 다른 방향으로 다이아몬드 칼집을 넣는다. 고급 쇠갈빗집에서 양념이 고루 배도록 하기 위해 쓰던 방법이다. 양면에 칼집을 넣으면 식감이 더 부드러워지고 양념도 더 골고루 밴다.

양념은 캐러멜이나 콜라 같은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몸에 좋은 한약재를 넣어 만든다. 돼지고기에 있는 찬 성질을 누르기 위해 몸을 따뜻하게 하는 숙지황을 넣어 고기에서 은은한 약재 향이 난다. 여기에 단맛을 더하는 감초를 첨가해 한번 끓이고 곱게 간 사과나 배의 즙을 짜 넣은 뒤 한번 더 끓인다. 고기는 참숯을 지핀 석쇠 위에서 직원이 직접 구워준다. 불꽃이 고기에 직접 닿으면서 매캐한 훈연 향이 골고루 배어들어 맛과 풍미가 좋다. 식사 후에는 한우 양지로 낸 진한 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섞어 시원하게 만든 냉면이 나온다. 고기를 먹고 느끼한 입맛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대표 메뉴: 돼지본갈비(270g) 2만4000원, 평양냉면 1만2000원 
○운영 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 명절 휴무 
○전화번호: 02-415-5527 
○주소: 송파구 방이동 205-8번지 
○주차: 발레파킹(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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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갈비] 달지 않은 채소 양념에 연탄 불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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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에 구워 은은하게 밴 불맛과 은은한 양념의 조화가 좋다.”(독자 김진희)

 약수시장 초입에 있는 돼지갈빗집으로 같은 자리에서 운영한 지 38년이 넘었다. 매장에는 1950년대 이후 돼지갈비 원조 거리인 마포에서 유행했던 드럼통 식탁이 홀에 즐비하다. 고기를 주문하면 안쪽 주방에서 초벌구이한 고기를 가져온다. 연탄 화로를 장착한 드럼통에 불판을 얹어 한 번 더 즉석에서 구워준다. 갈비는 100% 국산 돼지갈비만 쓴다.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양념은 진한 조선간장에 양파와 마늘 등 갖은 채소를 넣어 맛이 배어들도록 하룻밤 이상 기다린다. 고기는 양념에 재워두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2~3일 이상 숙성한다. 반찬은 매콤 새콤한 부추무침 하나가 전부다. 달짝지근한 돼지갈비 맛과 잘 어울린다.

○대표 메뉴: 돼지갈비(230g)1만3000원 
○운영 시간: 낮 12시~오후 12시, 명절 휴무 
○전화번호: 02-2231-6722 
○주소: 중구 약수동 372-40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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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진짜원조최대포집] 59년 동안 마포 갈비의 산 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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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맛 때문에 먹다 보면 느끼한 여느 돼지갈비와는 차원이 다르다. 후식으로 먹는 국수부터 수제양념장까지 돼지갈비의 으뜸이다.”(독자 양연지)

 1956년 ‘텍사스 골목’이라 불리던 마포의 한 골목길에 마장동 도살장에서 일했던 고(故) 최한채씨가 시작한 대폿집이다. 그때만 해도 돼지고기는 주로 찜을 하거나 삶아서 부드럽게 먹었는데, 최씨가 고기에 갖은 양념을 한 뒤 연탄불에서 구워주자 금세 근방에서 인기 메뉴가 됐다. 당시 고기 전문가였던 최씨가 여러 부위를 테스트한 뒤 돼지 앞다릿살과 목전지살을 섞어 팔기 시작했는데 씹는 맛과 고소함으로 유명했다. 지금은 갈비살과 목살을 섞어 쓴다. 100% 갈비만 쓰는 게 아닌데도 항의하는 사람은 없다. 홀에는 50년대 쓰던 드럼통이 지금도 있다. 드럼통 안쪽에 거치대를 설치하고 연탄불을 넣은 뒤 석쇠를 얹어 직화로 굽는 식이다. 양념갈비는 간장과 설탕, 갖은 채소를 숙성한 양념에 고기를 재워 감칠맛이 뛰어나다. 소금구이는 굵은 소금으로만 간을 해 깔끔하고 담백하다.

○대표 메뉴: 돼지갈비(250g) 1만2000원, 소금구이(200g) 1만3000원 
○운영 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12시, 공휴일 휴무 
○전화번호: 02-719-9292 
○주소: 마포구 공덕동 255-5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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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집] 기름기 쏙 뺀 전통의 을지로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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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벌구이한 고기를 테이블 위 불판에서 한 번 더 굽는다. 육질이 탱탱하고 쫄깃하다.”(독자 곽종문)

 1957년부터 을지로 3가 골목 같은 자리에서 돼지갈비를 팔고 있다. ‘최고의 맛깔스러운 어머님의 정성 그대로’라고 쓰인 옛날식 간판에 주인의 젊은 시절 사진이 걸려있어 향수를 자극한다. 돼지갈비는 국산을 쓴다. 주문하면 홀 한쪽 구석에서 10여 분간 초벌구이한 돼지갈비를 가져와 식탁 위 가스 불판에서 구워준다. 기름기를 빼고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돼지갈비 양념은 간장에 배즙을 더해 만드는데 진하거나 달지 않고 은은한 편이다. 고기를 찍어 먹는 소스는 간장, 고춧가루, 참기름, 들깨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 만든다. 된장과 멸치를 넣은 옛날식 시래기 된장국이 함께 나온다. 칼칼한 한우 육개장도 인기 메뉴다.

○대표 메뉴: 돼지갈비(500g) 3만3000원, 한우 육개장 9000원 
○운영 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셋째 주 일요일 휴무 
○전화번호: 02-2279-4522 
○주소: 중구 을지로3가 208-1 
○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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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왕갈비] 담백·깔끔, 양념 안 한 제주 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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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 없이 고기 맛으로 승부하는 곳.“(독자 정진태)

서울 시내 보기 드문 생갈빗집이다. 50년대 번성한 마포 돼지갈빗집 중 지금까지 영업하는 몇 안 되는 원조집 중 하나다. 양념하지 않은 제주산 생갈비를 쓰는 집으로 유명하다. 갈비와 지방 함량이 높은 가슴살 부위를 쓴다. 갈비를 주문하면 참숯을 가져와 지펴주고 별도의 초벌구이를 하지 않은 갈비를 불판에 올려 직원이 직접 구워준다. 신안에서 가져온 굵은 소금만 뿌린 생갈비는 지방과 살코기의 비율이 적절해 별다른 양념 없이도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4인분 이상 주문하면 더 좋은 부위를 준다는 게 단골들 사이에 알려진 공공연한 비밀이다. 통마늘을 함께 구워 먹으면 맛있다.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된장국과 부드러운 계란찜도 별미다.

○대표 메뉴: 돼지생왕갈비(200g) 1만3000원 
○운영 시간: 오후 5시~10시(평일), 낮 12시~오후 10시(주말) 
○전화번호: 02-306-2001 
○주소: 마포구 성산2동 시영아파트 상가 2층 
○주차: 상가 주차장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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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이전엔 천대받던 요리
50년대 마포 골목서 대중화


식재료 값과 음식의 가치는 상대적이다. 값쌌던 부위의 가격이 폭등하기도 하고, 천하게 여기던 음식이 고급 음식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우리 역사 속에서는 갈비구이가 그렇다. 1942년 요리책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뜨거운 뼛조각을 움켜쥐고 먹는 것은 사람 같지 않다”며 갈비 먹는 사람을 원시인처럼 여기는 문장이 나온다. 우아하게 고기를 발라먹을 수 있는 갈비찜은 고급 요리였지만, 손에 들고 뜯어먹는 갈비구이는 서민이나 노동자의 음식이었다. 당시 갈비 한 대가 설렁탕 값의 3분의 1정도였다는 기록이 갈비의 지위를 말해준다.


일제 때 쇠갈비도 설렁탕 가격의 3분의 1
“뼛조각 뜯는 게 사람 같지 않다” 푸대접
저렴한 대폿집 안주, 미식 음식으로 진화



 돼지갈비는 한국전쟁 이후 등장했다. 그전까지는 갈비구이 하면 무조건 쇠갈비였다. 그렇다고 쇠갈비 처지가 딱히 나았던 건 아니다. 음식평론가 황교익씨의 『서울을 먹다』에 따르면 “막노동 인부들이 소주나 막걸리에 곁들이던 대폿(大匏)집 대표 안주”라고 나온다. 그러던 쇠갈비도 전쟁이 끝나고 경제가 안정되면서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정부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으라고 권장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수출용 양돈장이 많이 생겼는데, 안심·등심은 일본에 수출하고 남는 갈비나 삼겹살은 내국인이 소비하는 분위기였다. 쇠갈비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한 돼지갈비는 서민들의 입맛을 금세 사로잡았다.

 음식평론가 강지영씨는 “쇠갈비의 매력이 쫄깃한 식감이라면 돼지갈비는 지방질이 더 많아 부드럽고 고소해 자꾸 생각나는 게 매력”이라고 했다. “당시 부잣집 사람들은 고급 가든식당에서 쇠갈비를 먹었고, 가난한 서민들은 돼지갈비를 먹었어요. 하지만 시대가 지나면서 돼지갈비는 가난한 이미지를 벗고 맛있어서 찾는 미식 음식이 됐지요.” 강씨의 설명이다.

 돼지갈비는 한국전쟁 직후에 대중화되기 시작한 음식이다. 조선시대 나루터가 있고, 19세기 말 무역항이 들어서 상업적으로 번성했던 마포에서 시작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됐다. 음식인문학자 주영하씨가 지은 『식탁 위의 한국사』에 따르면 한국전쟁 직후 이곳은 고깃집과 술집이 넘쳐나는 홍등가였다. 모두가 텍사스 골목이라 부르던 이곳에 1956년 고(故) 최한채 씨가 ‘마포진짜원조최대포(이하 최대포집)’라는 가게를 열었다. 미군들이 버린 석유 보관용 드럼통에 연탄불을 올리고 고기를 구워 팔던 이 집이 돼지갈비의 원조다.

 최대포집은 원래 양념구이용 앞다릿살과 소금구이용 목잡부(돼지 목과 앞다리를 잇는 부위)를 썼다. 지금은 갈비살과 목살을 섞어 판다. 봉피양 방이점도 같은 식이다. 식당에 따라 부위는 조금씩 다르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진짜 좋은 돼지갈비를 쓴다고 강조하는 집은 아예 양념 없이 생갈비를 팔기도 한다. 인천 부암갈비가 그렇다.

 레드스푼 1위를 차지한 봉피양 방이점의 강은희 점장은 “돼지갈비는 고기맛 반, 양념맛 반”이라며 양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념하지 않은 소금구이도 있지만 양념구이가 더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육수에 간장과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넣고 양념을 만들어 핏물을 뺀 돼지갈비를 하루 이상 재운다. 이걸 연탄불이나 숯불 위에 석쇠를 얹고 굽는 게 정석이다. 한때 더 달콤하고 진한 맛을 내기 위해 캐러멜을 넣는 등 편법을 썼지만 진짜 맛집은 직접 만든 수제 양념장으로 맛있는 맛을 낸다.

글=이영지 기자 lee.youngji@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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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지 기자lee.young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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