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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인류] 개인 온천에 전담 집사…휴식의 격을 바꾸다

1 이 기사는 2016-12-07 오전 00:01:00 에 실린 기사입니다.

| 럭셔리 회원제 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입구. 널찍한 물웅덩이 한가운데 놓인 화롯불 풍경이 이색적이다. 외부와 단절돼 있는 성채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입구. 널찍한 물웅덩이 한가운데 놓인 화롯불 풍경이 이색적이다. 외부와 단절돼 있는 성채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지난해 전국 특2급 호텔은 115곳으로 2014년에 비해 12개나 늘었다(관광숙박업 등록 현황 2016). 호텔·리조트 업계가 비즈니스급 숙소를 늘리는 데 집중한 결과다.

업계가 중저가 호텔에 주력하는 사이 정반대 노선을 택한 곳이 있다. 리조트 개발 운영사 에머슨퍼시픽이다. 2006년 경남 남해에 ‘힐튼 남해 골프&스파 리조트’를 열면서 명성을 얻은 이 회사는 올해 3월 경기도 가평에 멤버십 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을 개장했다. 럭셔리 회원제 리조트의 성공을 비관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은 개장 전 회원권을 ‘완판’하면서 현재 고급 휴양 문화를 선도하는 리조트로 주목받고 있다.

올림픽대로 끝자락 강일 IC에서 20여 분을 달려 경기도 가평 유명산(862m)에 닿았다. 멤버십 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은 유명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다. 산을 올려다보면 잣나무와 자작나무가 우거진 숲만 보였다. 진입로를 따라 차로 10여 분, 해발 365m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리조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숲 속에 숨어있는 요새에 잠입한 기분이 들었다.

리조트에 도착한 시간이 오전 8시께였는데, 주변에 희뿌연 연무가 깔려있었다. 10㎞ 떨어진 청평 호수에서 피어오른 물안개가 리조트 코앞까지 밀려온 때문이다. 물안개가 걷히자 시야가 또렷해졌다. 뉴욕타임즈·CNN 등 유력 언론이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꼽은 ‘아난티 클럽 서울’이 지척이고, 잣나무 숲으로 둘린 땅에 건물이 듬성듬성 떨어져 있었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탁지영 수석은 “리조트 부지는 247만9000㎡에 달하지만 건폐율(대지면적 대비 건축면적 비율)은 10%에 지나지 않다”면서 “리조트에 묵는 것만으로도 산림욕장에 들어선 듯 휴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라고 소개했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객실은 유형마다 뚜렷한 개성을 엿볼 수 있다. 한 객실에 침실과 화장실을 두 개씩 갖춘 테라스 하우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객실은 유형마다 뚜렷한 개성을 엿볼 수 있다. 한 객실에 침실과 화장실을 두 개씩 갖춘 테라스 하우스.


리조트에는 객실 76채가 있다. 객실 숫자를 ‘개’가 아니라 ‘채’로 헤아린 데는 이유가 있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은 최고급 객실의 대명사인 ‘펜트하우스’를 리조트 이름으로 내세웠다. 객실 하나하나가 집 한 채를 방불케 한다. 가장 작은 객실도 261㎡(79평)에 이르고 가장 큰 것은 363㎡(110평)에 달한다.객실에 들어서니 ‘크기’가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펜트하우스라 부를 만한 고급스러움이 곳곳에 담겨 있었다. 객실은 네 가지 유형인데 각각 개성이 뚜렷했다. 먼저 ‘무라타 하우스’는 일본의 고급 료칸(일본 전통 여관)과 닮았다. 객실 안에 있는 편백 나무 욕조는 예닐곱 명이 충분히 들어가고도 남는 크기였다. ‘풀 하우스’는 말 그대로 수영장(pool)을 품은 객실이었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실내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보였다. ‘테라스 하우스’는 침실도 두 개, 욕조와 화장실도 두 개인 쌍둥이 방이었다. 두 가족이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객실은 7채 밖에 없는 단독 주택형 펜트하우스 ‘더 하우스’였다. 2층 높이의 구조가 독특했다. 계단을 이용해 2층으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으로 내려가야 했다. 리조트를 지을 당시, 산비탈을 거의 깎지 않고 경사면에 건물을 올렸기 때문이다. 객실 안에 있으면서도 산 정상에서 아래를 굽어보는 전망이 펼쳐지는 이유다. 경사면은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데도 유용했다. 더 하우스 7채는 어깨를 잇대고 있지만 비탈에 지어진 집이다 보니 고도 차이가 났다. 옆집에 있는 사람과 시선이 마주칠 일이 없었다. 높다란 담이 없어도 사생활이 보장되는 셈이다. 널찍한 테라스 딸린 야외수영장에서 그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객실은 유형마다 뚜렷한 개성을 엿볼 수 있다. 개인 수영장이 딸린 풀 하우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객실은 유형마다 뚜렷한 개성을 엿볼 수 있다. 개인 수영장이 딸린 풀 하우스.


내부 구성은 제각각이었지만 객실마다 공통점이 있었다. 천장이 3.3m 높이로 설계돼 개방감이 든다는 것이다. 층고가 높으니 개인 수영장이나 욕조가 있어도 습하지 않았다. 천장이 높은 건물은 위 공기는 차갑고 아래 공기는 뜨거운 경우가 많은데, 펜트하우스 객실에는 자연 바람같이 따뜻한 공기가 흘렀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과 독일 친환경 설비 디자인 회사 임텍(Imtech)이 함께 개발한 ‘에어컨 없는 냉난방 시스템’ 덕분이다. 객실 바닥과 벽에 물을 흘려보내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 효과를 낸단다. “자연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에어컨 바람을 피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고자 했다”는 게 리조트 건축가 켄민성진의 설명이다.

리조트는 설계부터 설비까지 ‘자연 속에서 누리는 휴식’이라는 콘셉트를 우직하게 담아낸 듯 보였다. 이는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을 만든 리조트 개발 운영사 에머슨퍼시픽 이만규 대표가 생각하는 ‘가치 있는 쉼’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이 대표는 “프라이버시가 존중받는 공간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으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정의했다. 에머슨퍼시픽은 고급 휴양 문화를 구현할 수 있는 리조트를 짓기 위해 인허가를 얻는 데 3년, 설계에 5년, 시공에만 3년을 투자했다. 그러고선 올해 3월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을 개장했다. 한국에서 객실뿐 아니라 레스토랑·수영장 등 부대시설을 회원만 이용할 수 있는 멤버십 리조트는 현재 이곳이 유일하다. 회원을 일대 일로 서비스하는 버틀러가 있고, 어린이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 여행객을 위해 키즈클럽도 운영한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객실은 유형마다 뚜렷한 개성을 엿볼 수 있다. 일본의 고급 료칸을 닮은 무라타 하우스.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 객실은 유형마다 뚜렷한 개성을 엿볼 수 있다. 일본의 고급 료칸을 닮은 무라타 하우스.


에머슨퍼시픽은 이달 중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의 축소판 같은 공간을 서울 강남 한복판 청담동에 선보인다. 에머슨퍼시픽이 운영하는 골프장과 리조트의 성인 여성 회원만 출입할 수 있는 여성 전용 사교 클럽 ‘아난티 클럽 청담’이다. 2층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라운지로 브런치와 차를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도 자연을 벗 삼은 휴식과 프라이버시 존중이라는 가치 서비스는 동일하게 이뤄진다. 사계절 푸른 마당을 볼 수 있게 조경을 신경 썼고 내부에서도 마당을 조망할 수 있게 전면에 큰 유리창을 냈다. 회원들은 체스·카드 게임 등 취미생활을 즐기고 패션·문화 강좌도 들을 수 있다.

2017년 4월에는 부산 기장군에 멤버십 리조트 ‘아난티 펜트하우스 해운대’가 문을 연다. 객실 테라스마다 개인 수영장이 딸린 최고급 리조트다.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리조트 옆에 5성급 호텔 ‘힐튼 부산’도 들어선다. 리조트와 호텔 주변에 1㎞정도 이어진 해변은 리조트 회원과 호텔 투숙객만 공유하게 된다. 부산 바다에서 누리는 ‘가치 있는 쉼’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에머슨퍼시픽